기차타러 > 부용으로 추억여행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부용으로 추억여행

기차타러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웃음
댓글 0건 조회 2,262회 작성일 21-05-03 21:54

본문

들어오는 전철을 타기위해 위로 올라가고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걸어서 올라갑니다

종종걸음으로 내려와 타려고 하는 순간 내 앞에서 전철문이 닫혀 버리면 서둘러 왔는데 하고 속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실망하지는 않습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다음 차가 또 오기 때문이지요

전철역에서 다음에 오는 전차를 기다리고 있노라니 불현듯 어린시절 기차통학하던 그때가 생각납니다

학교가기 위해 아침밥을 먹다가 월현대 방향 먼 곳에서 기차소리가 들리면 먹던 밥숫가락을 던지고 학교모자와 책가방을 집어들고 후다닥 튀기 시작합니다

기차를 타기위한 코스는 세갈래 길이 있어 나는 그중의 하나를 골라서 뛰어 갑니다

첫째코스는 이웃집 종곤이형 집 마당을 가로질러 뒷문을 나서고 노란 참외를 심은 텃밭사이를 통과한 다음 논밭 사이 좁은길과 도랑을 건너서 큰부대 입구에 있는 우물옆에서 왼쪽 정거장쪽으로 방향을 틉니다

초가집 창순이네 대문앞을 지나고 차례로 현남, 석구네집 그리고 국민학교 졸업후 이사를 간 인장이네 집앞 길을 열심히 달려가고 있노라면 그때 즈음 기차는 '뛰이 ~'하고 소리를 내고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망대옆을 지나 들어오고 있습니다

역관사 근방 길가에 제 마음대로 피어있는 노랗게 예쁜 금국 꽃들이 활짝 피어 있는데도 거기에 눈돌릴 사이없이 지나쳐 열차 꽁무니 방향으로 달려 갑니다

때로는 월현대 쪽에서 용진이도 철로를 타고 종종걸음으로 달려 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잘 다져진 흙으로 된 시골길을 따라 무거운 책가방을 들러매고 정신없이 뛰다 보면 철렁거리는 가방의 도시락 김치국물이 새어 학교에서 책을 꺼낼때 가방안에 냄새가 진동하기도 하지요

두번채 코스로는 이웃집에 대문이 닫혀 있으면 그때는 장터 네갈래길에서 완병이네 집옆 갈림길에서 출발할 때 부터 판단하여 여유가 있으면 창순이네 집앞으로 해서 열차 후미쪽으로 늦을 거라고 판단되면 기차 앞부위로 가기 위해 신작로 쪽을 향하여 올라갑니다

다음 신작로 모퉁이에 있는 사진관에서 왼쪽방향으로 틀어 미미이발소 명숙이네집 옆으로 가고 재영이네집 앞을 지나 약간 내려가는 신작로 길을 부지런히 달려서 중렬아버지가 근무를 하는 부용역에 도착하여 열려져 있는 개찰구를 재빨리 통과합니다

역에 들어서면 통학기차는 도착하여 학생들을 가득 싫은 뒤 이미 출발하기 시작한 뒤였습니다
그러나 '치익 ~ 푹' '칙 ~푹'하며 옛날 석탄으로 가는 기차는 속도를 내기 시작하지만 가속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나는 겁내지 않고 천천히 가고있는 기차한테 달려가 가볍게 올라탈 수 있습니다

늘상 그랬듯이 출발하여 저속으로 가는 기차에 뛰어 오르는 것은 익숙해져 입구의 손잡이를 한손으로 낚아채기만 하면 바로 휙 뛰어올라 객실입구 계단으로 올라 탈 수 있습니다

아침밥을 일찍 먹고 기차시간에 여유가 있을 때는 느긋이 창순이네집 코너에서 바로 가지않고 울타리 옆으로 나있는 길로 꺽어서 오르막길로 올라 갑니다
가는 중간에 종길이네집 앞을 지나게 되는데 가끔 잘 웃는 얼굴, 차를 타기위해 집을 나서는 종길이와 함께 이야기하며 갈 수도 있습니다

기차가 기적을 올리지 않고 소리없이 들어오기도 하고 때로는 기차가 들어오는 낌새를 늦게사 알아채면 그때는 젖먹던 힘까지 다하여 달려가며 놓치지 않으려고 하였으며 늘 차를 잡아 탈 수 있었습니다

학교가는 날 아침은 늘 월현대 넘어 와룡쪽으로 기차가 어디쯤 왔을까 하고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되었으며 기적소리나 기차바퀴 굉음이 들리면 지금 어디를 오고 있는지 짐작할 수가 있었습니다
중학시절부터 그렇게 집에서 부터 달려가서 올라 탄 적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고등학교 시절 그렇게 자만하다 그만 차를 놓친 적이 두번 있었습니다
기차가 떠나가 버린 뒤 아무도 없는 황량한 부용역 플랫폼을 둘러 보면서 그때의 씁쓸한 마음, 놓친 허전함 그리고 별안간 혼자 외톨이가 된 고독감이 엄습합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오는 다음 전철과 달리 학교를 가기위한 다음에 오는 통학차는 없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통학차를 놓치면 황산쪽에서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부용에 늦게 들어오는 시내버스를 기다렸다 타야했습니다
그리고 종점인 이리 평화동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이리시내 버스를 찾아 갈아 타고 학교에 가면 아침 둘째 수업시간이 한창 진행중일 때 여러 친구들이 쳐다보는 가운데 교실문을 열고 들어가는 실례를 해야 했습니다

돌이켜 보건대 아침밥을 항상 기차시간에 맞춰 미리 준비하여 식사를 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시절에는 집에 시계가 없었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방문 창호에 비치는 빛으로 밖이 훤해지는 것을 알아채고 일어나 식사준비를 하였기 때문에 거의 일정하게 오는 통학차 시간에 맞추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아침에 구름이 잔뜩끼어 흐린 날 너무 늦게 일어나 아예 아침밥을 얻어먹지도 못하고 계속하는 뱃속의 꼬르륵 소리가 들으면서 학교에 간적도 있었답니다 ㅎㅎ .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사이트 정보

회사명 : KwangSoo 생각 / 대표 : 최광수
주소 :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임곡로 123-45
사업자 등록번호 : 123-45-67890

접속자집계

오늘
698
어제
411
최대
2,779
전체
226,117
Copyright © 소유하신 도메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