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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으로 추억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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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242회 작성일 20-10-08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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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년전의 아련한 추억으로 희미해졌지만 그 추억의 끝을 잡고 기억을 더듬어 본다

소풍가는 날은 언제나 즐겁고 기다림에 설레이는 날 이었었지
판에 박힌 교실 수업을 벗어나 소풍을 가면서 평상시 느낄 수 없는 야외의 싱그러운 햇볕, 바람과 풍경의 자연을 즐기고 호기심에 이것저것 구경하며 하루를 놀 수 있기도 하며 또 맛있는 찐계란이 든 도시락을 먹을 수 있었기 때문일게다 

가기 전날 머리를 깍고 아껴 놓은 예쁜 옷을 입고 도시락(벤또)을 가지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갔었던것
저학년때는 어머니와 함께 그 뒤에는 누나가, 어느때 부터일까 ? . . 혼자 가게 되었다
앞서가는 선생님 뒤를 열을 지어 정문을 지나 큰길 학교 탱자나무 울타리를 따라 가다보면 손연수 집 앞을 지나고, 부용중학교 앞을 지나 '새절'로 갈라지는 삼거리를 지나서 한참을 가다 봉의산으로 올라간다.

가는 길옆에 풍성한 보리밭, 고구마밭, 콩밭, 조, 메밀 그리고 수수 등이 온통 푸른 색깔이었었다
밭에서 일하시는 아저씨의 흐뭇한 웃음 옆을 지나 산에 오를 때 쯤에는 숨이 헉 헉 차기 시작한다
그래도 산위에 올라서면 멀리 새절, 부용중학교, 부용방죽, 공동묘지 등 동네가 훤하게 잘 보여 모처럼 산위에서 여기저기 구경하느라 정신 없었지

언제나 그랬듯 산위에 평평한 곳, 봉우리에서 열지어 모여 놀이하고 식사를 하였는데 그곳이 명당자리인지 산위 제일 높은 곳 한가운데 커다란 묘와 비석 그리고 제사음식을 차리는 바둑판 모양의 상석이 앞에 놓여 있었다

선생님은 그 상석에 올라가 내려다 보며 지휘를 하셨다
우리는 그 묘가 놀만한 곳으로 안성맞춤이어서 묘위로 오르락 내리락 했었고 상석은 닦으면 깨끗하여 앉아 쉬고 놀기에 딱 좋았었다

몇몇은 빠져나와 윗쪽 높은 봉우리에 가보기도 하고 아랫방향 채석장의 독판 위에 서서 으시시한 저 아래 낭떠리지 밑에서 독캐는 아저씨의 작업하는 것을 구경하러 내려다 보기도 하였다

석담리쪽으로 조금 내려오면 그곳에 삐비가 많이 나있어 삐비뽑기 재미에 시간이 가는줄 몰랐다
삐비중에 대삐비는 꽤 양이 많아 몇개만 한입 넣으면 그렇게 달진 않아 요깃거리가 되진 못해도 항상 고픈 우리들 입을 심심치 않게하고 또한 비슷한 풀중에서 골라서 찾아내는 것이 재미있었다
삐비를 많이 뽑아 주머니에 넣어 가지고 집에 와서 먹기도 했었다

소풍날 봉의산 위에서 보물찾기, 술래잡기 등등의 하루는 재미있었던 추억으로 가득하다
봉의산의 나무는 그렇게 크지 않았고 바닥 돌틈도 많지 않았지만 그 사이에 숨겨놓은 보물을 찾는데에는 항상 젬병이었다
부용에서 소풍을 갈 수 있을만한 장소로는 봉의산 밖에 없으며 그 근방에서 그만한 다른 곳을 찾을 수는 없다

나이 들어 다시 올라가 보니 그렇게 높았다고 느꼈던 산이 낮은 산으로 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봉의산 소나무는 더욱 커지고, 다른 잡목과 풀들로 우거지는 울창한 또 다른 형태로 변모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러한 봉의산이 그냥 사라질 뻔 했었다고 한다
전주-군산 산업도로가 봉의산 한가운데 위로 가로질러 가도록 설계 되어 있어 . .

이제 지도를 보니 그 산업도로는 봉의산 북쪽과 농원방죽 사이를 지나가고 있다
그것은 그러한 계획을 알게 된 반월리 및 백구 일부사람들이 관계청에 진정을 내고 데모를 했었으며 그때 부용 사람들은 그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하는 말을 수룡구지에 사는 누나가 전한다

그리고 찾아보니
"全-群간 고속화도로는 김제(金堤)군 백구(白鷗)면 이 지역의 유일한 산(山)인 봉의산을 통과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어 착공도 하기 전에 주민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裡里지방국토관리청은 봉의산을 피해 해당 4㎞ 구간을 계획선보다 북쪽(만경강 쪽)으로 노선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라고 1994.12.6 연합뉴스에 나온다

우리가 부르던 모교 옛 교가 중에 '봉의산 밑에 그 품안에 자라 온 우리의 글동산 ~ ♪' '아름답다 그 이름 부용국민학교  ♪ ~ ~'
노래 가사에도 나오는 그러한 산이 산업화와 더불어 흔적도 없이 사라질 뻔 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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