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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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버스여행 갔을 때 길가의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 .
울타리 없는 과수원에도 사과들이 주렁주렁 . .
우리 어린 시절에 비하면 먹거리 면에서 풍성하게 달라진 한 면을 엿볼 수 있었다
그 옛날 농촌의 과수원은 높은 탱자나무로 둘러 쌓여 있고 과일 사 먹을 여유가 없었으니 그런 과일은 그림의 떡이었고 벼를 다 베어 낸 논에서 바닥에 나락을 베다가 놓친 한 올의 벼 이삭이라도 주워서 모을 때였었다
유명한 화가 밀레의 만종 그림에도 이삭 줍다 기도하는 그림이 있듯이 이삭 줍는 일은 그 전에도 있었고 우리 때도 그랬다
한 알의 쌀을 만들기 위하여 모찌기, 모내기, 피뽑기, 물꼬관리, 농약주기, 나락베기, 추수작업 등 한 해 동안 농부의 땀으로 이룬 결실이며 그렇게 만든 쌀로 밥을 지어서 식구들이 함께 둥그런 밥상에 둘러 앉아 먹을 때는 지금처럼 각자 휴대폰을 드려다 보거나 TV 를 보면서 먹는 것과는 많이 달랐다
어릴 때 밥을 먹다가 혼난적이 여러번 있었는데
다 먹고 난 밥그릇에 밥알 몇개를 남겨 놓기, 반찬 중 맛있는 것만 골라서 먹기, 밥그릇 위부터 먹지않고 한쪽부터 파서 먹기, 밥을 남길 때 김칫국이나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을 뭍혀 다른 사람이 먹지 못하게 남기기, 밥그릇을 들고 왔다 갔다 하면서 먹는 것, 밥맛이 없어 께적께적하다 물 말아 먹는 것, 천천히 늦게까지 혼자서 밥먹는 것 등을 할 때이다
밥상머리에서는 아버지의 엄한 나무람을 피할 수 없었는데 친구들 모두 비슷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땐 쌀 한톨, 밥알 하나를 소중히 여겼을 때이며 여럿이 함께 먹을 때이니 당연히 식사 예절은 지켜야 하겠지만 입맛 없어 먹기 싫어도 꾸중 맞을 것을 생각해서 억지로 꾸역 꾸역 먹기도 했다
주로 밥먹는 일에 관련되는 몇가지를 생각해 본다
일곱식구 밥을 큰 가마솥에 지었다
아궁이에 지푸락 불을 땔때 조금 도와 주고 나서 밥을 풀때 부엌에서 기다리다 밥을 다 펐다 싶으면 솥에 물을 붓기 전에 누릉지(깐밥)를 긁어 달라고 했다
그 순간을 놓치면 어머니는 늘상 하던 데로 밥솥에 물을 부어 버린다
막 긁은 누룽지는 아직 솥의 따뜻한 온기가 남아 있어 부드럽고 잘 씹히며 고소하고 구수한 누룽지 맛을 혼자서 슬며시 즐길 수 있었다
살살 씹히는 누룽지를 먹는데 동생이 달라고 하면 조금 인심 쓰지만 밥이 약간 눌어서 구수한 그 맛은 일반 밥맛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맛이 들어 있었다
솥에 물을 넣고 밥이 불은 뒤 긁은 누룬밥은 식구들과 후식으로 나누어 먹는데 요즈음 돌솥밥으로 우려낸 것과 비슷하다
밥상머리 교육을 잘 알고 있는 우리들은 밥그릇에 밥알 한 톨도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먹었다
그땐 밥그릇을 떠난 밥알을 밥풀이라 불렀고 열심히 먹느라 먹고 나서도 볼테기에 밥테기가 아직 붙어 있어 나중에 그놈을 손으로 떼어 먹는 애들도 있었는데 친구들이 그걸 보고서 '밥풀떼기'라고 놀려 먹었다
밥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상황은 못되지만 많이 먹고 공부도 못하면서 상대방 말을 잘 못알아 듣는 친구에게 말했었다
'밥통 . . !'
냉장고, 보온 밥통이 없었을 때라 아침에 밥을 지어 찬장에 보관하다가 점심으로 먹었는데 잘못 오래 놔두면 밥맛이 약간 달라지고 쉬기도 하는데 쉰밥을 버리기 아까워서 물 말아서 그냥 먹어버리기도 했다
그래도 배탈은 나지 않았다
또한 찬장에 있는 밥 한 웅큼 떼어다가 방죽에서 미끼로서 낛시 바늘에 밥알을 꿰어 놓으면 커다란 붕어가 와서 그것을 덥썩 물었다
아침밥 먹던 그릇에서 밥풀을 한 웅큼 떼어다가 학교에 가지고 가서 미술시간에 색종이나 종이를 붙히고, 찢어진 책과 공책 종이를 붙혔다
그땐 딱풀 같은게 아직 나오지 않을 때라 밥풀은 종이를 붙힐 수 있는 유일한 도구였었다
그땐 국가에서 혼식을 장려했었는데 보리와 쌀을 섞어서 혼식을 하기도 했지만 아예 꽁당보리밥만 먹는 집도 있어 색종이를 붙힐때 똥글똥글 돌아 다니는 보리 밥알을 누르고 짓이겨서 종이를 붙히려면 힘이 꽤 들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쌀에 관하여 어린 마음에 참 이상한 의문이 있었지만 누구한테도 감히 물어 보지 못했다
옆에서 들어 보면 어른들은 꼭 쌀을 사러 가면서 쌀을 팔러 간다고 한다
분명 그렇게 말했다
아니 !
쌀을 사는 것과 파는 것은 정반대 행위인데 왜 그러는 것일까 ?
이제와서 가만히 생각해 보면 당연히 먹고 살아야 할 쌀이 떨어져 곧 굶을 수 있게 되어도 나의 그런 궁상을 다른 사람한테 알리고 싶지 않아 체면상 말이라도 그렇게 하는가 보다 라고 이해 하련다
모두들 어떻게 생각하는지 ?
울타리 없는 과수원에도 사과들이 주렁주렁 . .
우리 어린 시절에 비하면 먹거리 면에서 풍성하게 달라진 한 면을 엿볼 수 있었다
그 옛날 농촌의 과수원은 높은 탱자나무로 둘러 쌓여 있고 과일 사 먹을 여유가 없었으니 그런 과일은 그림의 떡이었고 벼를 다 베어 낸 논에서 바닥에 나락을 베다가 놓친 한 올의 벼 이삭이라도 주워서 모을 때였었다
유명한 화가 밀레의 만종 그림에도 이삭 줍다 기도하는 그림이 있듯이 이삭 줍는 일은 그 전에도 있었고 우리 때도 그랬다
한 알의 쌀을 만들기 위하여 모찌기, 모내기, 피뽑기, 물꼬관리, 농약주기, 나락베기, 추수작업 등 한 해 동안 농부의 땀으로 이룬 결실이며 그렇게 만든 쌀로 밥을 지어서 식구들이 함께 둥그런 밥상에 둘러 앉아 먹을 때는 지금처럼 각자 휴대폰을 드려다 보거나 TV 를 보면서 먹는 것과는 많이 달랐다
어릴 때 밥을 먹다가 혼난적이 여러번 있었는데
다 먹고 난 밥그릇에 밥알 몇개를 남겨 놓기, 반찬 중 맛있는 것만 골라서 먹기, 밥그릇 위부터 먹지않고 한쪽부터 파서 먹기, 밥을 남길 때 김칫국이나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을 뭍혀 다른 사람이 먹지 못하게 남기기, 밥그릇을 들고 왔다 갔다 하면서 먹는 것, 밥맛이 없어 께적께적하다 물 말아 먹는 것, 천천히 늦게까지 혼자서 밥먹는 것 등을 할 때이다
밥상머리에서는 아버지의 엄한 나무람을 피할 수 없었는데 친구들 모두 비슷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땐 쌀 한톨, 밥알 하나를 소중히 여겼을 때이며 여럿이 함께 먹을 때이니 당연히 식사 예절은 지켜야 하겠지만 입맛 없어 먹기 싫어도 꾸중 맞을 것을 생각해서 억지로 꾸역 꾸역 먹기도 했다
주로 밥먹는 일에 관련되는 몇가지를 생각해 본다
일곱식구 밥을 큰 가마솥에 지었다
아궁이에 지푸락 불을 땔때 조금 도와 주고 나서 밥을 풀때 부엌에서 기다리다 밥을 다 펐다 싶으면 솥에 물을 붓기 전에 누릉지(깐밥)를 긁어 달라고 했다
그 순간을 놓치면 어머니는 늘상 하던 데로 밥솥에 물을 부어 버린다
막 긁은 누룽지는 아직 솥의 따뜻한 온기가 남아 있어 부드럽고 잘 씹히며 고소하고 구수한 누룽지 맛을 혼자서 슬며시 즐길 수 있었다
살살 씹히는 누룽지를 먹는데 동생이 달라고 하면 조금 인심 쓰지만 밥이 약간 눌어서 구수한 그 맛은 일반 밥맛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맛이 들어 있었다
솥에 물을 넣고 밥이 불은 뒤 긁은 누룬밥은 식구들과 후식으로 나누어 먹는데 요즈음 돌솥밥으로 우려낸 것과 비슷하다
밥상머리 교육을 잘 알고 있는 우리들은 밥그릇에 밥알 한 톨도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먹었다
그땐 밥그릇을 떠난 밥알을 밥풀이라 불렀고 열심히 먹느라 먹고 나서도 볼테기에 밥테기가 아직 붙어 있어 나중에 그놈을 손으로 떼어 먹는 애들도 있었는데 친구들이 그걸 보고서 '밥풀떼기'라고 놀려 먹었다
밥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상황은 못되지만 많이 먹고 공부도 못하면서 상대방 말을 잘 못알아 듣는 친구에게 말했었다
'밥통 . . !'
냉장고, 보온 밥통이 없었을 때라 아침에 밥을 지어 찬장에 보관하다가 점심으로 먹었는데 잘못 오래 놔두면 밥맛이 약간 달라지고 쉬기도 하는데 쉰밥을 버리기 아까워서 물 말아서 그냥 먹어버리기도 했다
그래도 배탈은 나지 않았다
또한 찬장에 있는 밥 한 웅큼 떼어다가 방죽에서 미끼로서 낛시 바늘에 밥알을 꿰어 놓으면 커다란 붕어가 와서 그것을 덥썩 물었다
아침밥 먹던 그릇에서 밥풀을 한 웅큼 떼어다가 학교에 가지고 가서 미술시간에 색종이나 종이를 붙히고, 찢어진 책과 공책 종이를 붙혔다
그땐 딱풀 같은게 아직 나오지 않을 때라 밥풀은 종이를 붙힐 수 있는 유일한 도구였었다
그땐 국가에서 혼식을 장려했었는데 보리와 쌀을 섞어서 혼식을 하기도 했지만 아예 꽁당보리밥만 먹는 집도 있어 색종이를 붙힐때 똥글똥글 돌아 다니는 보리 밥알을 누르고 짓이겨서 종이를 붙히려면 힘이 꽤 들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쌀에 관하여 어린 마음에 참 이상한 의문이 있었지만 누구한테도 감히 물어 보지 못했다
옆에서 들어 보면 어른들은 꼭 쌀을 사러 가면서 쌀을 팔러 간다고 한다
분명 그렇게 말했다
아니 !
쌀을 사는 것과 파는 것은 정반대 행위인데 왜 그러는 것일까 ?
이제와서 가만히 생각해 보면 당연히 먹고 살아야 할 쌀이 떨어져 곧 굶을 수 있게 되어도 나의 그런 궁상을 다른 사람한테 알리고 싶지 않아 체면상 말이라도 그렇게 하는가 보다 라고 이해 하련다
모두들 어떻게 생각하는지 ?
- 다음글젖을 먹었어 24.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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