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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으로 추억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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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368회 작성일 20-09-27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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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농촌에는 논둑, 길옆, 방죽제방, 야산 등에 난 풀들이 부지런한 농촌 사람들 때문에 무성하게 자랄 수가 없었다

학교에 갔다오다, 놀다 길옆에 토끼풀이나 독새풀 등이 많이 나 있으면 참 저거 우리 토끼에게 갔다 줘야지 !
하고 집에 오면 곧 짚으로 짠 구럭을 어깨에 걸치며 낫을 들고 보았던 풀이 있는 그쪽으로 향했었다

그러한 풀을 토끼장에 넣어주면 사각사각 스극스극 토끼가 입에 넣고 오물오물 맛있게 먹는 모습이 참 귀여웠다
토끼는 5~6마리의 새끼를 낳는데 그 귀여운 새끼들을 구경하느라 시간가는 줄 모른적도 있었다

토끼가 좋아하는 풀은 토끼풀은 물론이려니와 민들레, 씀바퀴, 어린 독새풀, 고구마순, 아카시아잎, 뽕잎 등을 좋아했고 미나리나 엉겅퀴 등은 금물이었다
거의 매일 토끼풀을 베러 가야만 했기에 때로는 동생한테 미루기도 했지만 또 뜯을 수 있는 무성하고 많이 나 있는 곳을 찾으면 금방 망태에 가득채울 수 있어 신이 났었다
토끼풀을 뜯을땐 토끼가 좋아하는 풀을 골라야 했고 비가오면 비뭍은 풀을 주면 안되므로 그날은 배춧닢이나 시레기 등 마른것으로 대체를 해야했다

방죽둑, 동네 작은 산, 길옆에 난 풀은 소나 염소를 놓아 먹이고 그리고 논둑에 난 풀은 대부분 벼농사를 위하여 베어졌으므로 좋은 토끼풀 찾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오늘은 어디로 가지 하며, 멀리 철둑 넘어 논둑까지 가볼까 하고 망설이기도 했다

어릴때 염소와 소는 풀있는 곳에 놓아 먹였으므로 토끼풀을 베러가기 싫을때면 우리 토끼도 저 소나 염소처럼 놓아 기를수 없을까 하고 생각 해본적 있었다

일단 토끼풀 베러갈 때는 잘 들고 가벼운 낫을 골라서 자연석 숫돌 (약40cm 길이)에 잘 갈아서 가지고 갔었다
물론 요새 판매하는 숫돌과는 다른 재질과 형상이었다
때로는 길이가 약간 작고 뭉퉁한 조선 낫을 가지고 가야 했으나 조선낫은 작은 나무나 가지치기에 사용할 때 좋지만 풀베는 데는 무거워 효율적이지 못하고 불편하였다
풀을 베다가 낫질을 잘못하여 가끔 왼손가락을 베기도 하였으므로 조심하지 않으면 안되었었다

부지런한 사람은 방죽에 들어가 물 안쪽에 나있는 무성한 갈대조차 베어다 말려서 아궁이 불을 땠었다.
그때는 화학비료에 비하여 거름이 좋다고 퇴비를 많이 장려하였었으며, 단체로 길가에 풀을 베어 네모 반듯하게 쌓아 놓기도 하였고
또한 학교에서도 할당하여 풀을 베라고 우리들을 동원했었다

그날따라 풀베러 나오라고 해서 풀을 잘 빨리 벨려고 낫중에서 잘 들게 생긴 놈 하나를 골라 숫돌에 쓱싹쓱삭 열심히 갈아서 가지고 집을 나섰다
가다가 열심히 날을 간 이 낫이 얼마나 잘들까 시험하고 싶어졌다
길옆 탱자나무 곁에 내 키만큼 크게자란 코스모스를 힘껏 내리쳤는데 낫이 어떻게 잘 들던지 코스모스 가운데 줄기대를 가볍게 지나쳐 내 오른발목까지 내려와 버려 그만 내 복상시 위쪽 종아리에 큰 상처를 내어 피가 좔좔 . .

바로 부용병원으로 직행하여 재희 아버지에게서 치료를 받았으며 부모님한테 무지 꾸지람을 들었었다
오른발목 위에는 지금도 큰 그때의 자랑스럽지 못한 깊은 상처가 남아있어 그것을 볼때마다 아픈 추억을 떠올리곤 한다

오늘날에는 풀약이 나오는 바람에 풀약을 준 곳이면 논밭이나 길 가장자리 할것없이 풀이 노랗게 죽어버리고 나지도 않으며 또한 산소 등에 그렇게 무성하던 풀들도 풀깍는 예초기기가 한번 지나가면 . . ㅎ ㅎ
낫에 비하여 수십 수백배의 효율로 풀을 처리하고 있지 않는가 

지금도 낫으로 나락이나 풀을 베는 사람이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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