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통학생 2 > 부용으로 추억여행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부용으로 추억여행

기차통학생 2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270회 작성일 20-06-17 09:07

본문

지금은 서부 영화속에서나 볼 수 있는 칙칙폭폭 검은 연기를 날리며 여객차량에 때로는 한쪽은 짐칸이 달린 기차를 타고 우리는 중고등학교 시절 통학을 했었다

내가 살던 부용은 호남선에 있는 작은 역으로 아침 기차시간에는 대부분이 생활 근거지가 이리인지라 그 근방 학생 통근자들이 역 플랫폼에서는 낯익은 아저씨. 혼자만 좋아하던 예쁜 여학생, 친구 모두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기억에 남는 장소였었다

한 정거장만 가면 되기 때문이며 항상 만원이었기에 오랜기간 주로 문 가까이 객차 오를때 잡는 손잡이 부근에서 타고 다녔었다

시절에 따른 농사일하는 모습을 보며 기차가 커브를 돌때면 제일 앞에 달려있는 기차 화통에서 나오는 시커먼 연기를 볼 수 있었다
올라갈 자리가 없어  또는 어린 호기에 매달려 가는 날은 날리는 시커먼 석탄연기 가루가 눈에 들어와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안되는 경우도 있었다

중학교때 지긋지긋한 연착, 연발이 밥먹듯 자주하여 추운 한겨울에도 이리역 플랫폼에서 방한이 제대로 않되는 겨울옷에 떨며 꽁꽁 얼은 발을 동동 구르며 2 ~ 3 시간을 친구들과 함께 기다리는게 다반사였었고 매우 지루한 시간였었다

때로는 넓은 역 저쪽 한구석에 대기하고 있던 차량을 찾아 다니며 타기도 하고 서울에서 오는 여수행 열차가 이리역에서 객차 칸분리하여 정읍행 통학열차로 가는 때는 황등까지 미리 가서 타고 오기도 하였었다

항상 저녁 집으로 가는 차시간이 학교 끝나는 시간과 다른게 문제였었고 그 때문에 학교에서 역을 향해 뛰는 날이 반복되기도 하고 특히 토요일, 일찍 끝나는 날은 차 기다리는게 문제였었다

언젠가 토요일에 몇번 친구와 함께 부용까지 7.2 km 약 2시간 거리를 걸어 간적이 있었다
친구들과 이런저런 얘기하며 갔었지만 지금 생각하니 7.2 km 는 그리 먼 거리가 아니며 차라리 연착하는 시간을 역에서 미리 알려 주었으면 좋았을텐데 하지만 그때는 그러한 상황이 아니었고 무작정 기다랴야 했다

주로 역앞 학생회관에서 기다리기를 했었으나 운 좋으면 2층 책상을 마련한 공부할 수 있는 곳을 차지할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것은 고교시절 집에 가는 열차가 초만원이라 물론 안으로 들어가면 첫역에서 내릴수 조차 없었기도 하였었지만 무거운 가방을 한손에 잡고 한 발은 제일 아랫계단에 가까스로 딛은 채 한손으로 객실난간 손잡이에 메달려 7.2km 인 부용까지 온 기억이다

발 밑에는 철로, 목천포 다리 등이 쉑쉑 지나 갔지만 손을 놓치면 골로 가니까 죽을똥 살똥 한손을 놓치않고 생각에는 마치 난코스의 서커스 하는 것 만큼 긴시간으로 느껴 졌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부용에 시내버스가 들어와 버스 통학한적이 있기는 하지만 주로 기차를 이용하였었다
(통학기차는 하루 한번 뿐이며 버스는 시간이 걸리지만 다음 버스를 기대할 수 있었다)

아마 중3때 버스비가 약 15원가량 되었을 것이다(때로는 일원짜리 동전을 하나 빼먹어도 만원버스 차장이 일일히 다 세기 곤란할 수 있었다)
기차통학증은 얼마인지 기억이 잘 안나고 매달 새로 발급 받았었는데
그 통학증 값을 아끼느라  한달간을 새로 끊지않고 다닌적이 있음을 고백한다

이리역으로 들어오는 대전선 전주선 군산선 정읍선의 많은 무리가 한번에 쏟아져 나올 때는 개찰구 역무원도 정신이 산만하여 일일히 빨간색 글씨로 된 통학증 기한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기도 해서 그랬지만 내가 탄 정읍선 한곳만 도착하면 약간 한가한 때이기에 개찰구 역무원의 날카로운 눈초리를 피해 빠져 나가는 것은 상당히 어려웠었다

몇몇 친구들 무용담에 홀렸었지만 어떤 학생은 개찰구에서 역무원에 잡혀 여객 사무실로 끌려 가는 것을 몇번 보았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 없는 일을 했었구나 하고 후회가 되지만 당시에는 통학비가 차지하는 비용이 컸었고 그 돈이 없으면 기차를 탈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제 세월이 많이 흘러 그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던 부용역을 포함한 호남선은 고교때쯤 기차는 디젤기관차로 바뀌고 고속열차가 생겼지만 서지도 않고 통과하며
부용은 그 뒤로 버스를 더 이용하고 자가용이 늘어난 지금에는 효용가치가 떨어져 역이 폐쇄된지 오래라고 하니 먼 발치에 있는 나에게는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사이트 정보

회사명 : KwangSoo 생각 / 대표 : 최광수
주소 :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임곡로 123-45
사업자 등록번호 : 123-45-67890

접속자집계

오늘
572
어제
411
최대
2,779
전체
225,991
Copyright © 소유하신 도메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