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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으로 추억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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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웃음
댓글 0건 조회 2,150회 작성일 21-07-14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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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어린시절 동네에서는 지금처럼 발밑에서 겂도없이 거니는 비둘기와 창밖에서 시끄럽게 짹짹거리는 까치는 볼수 없었지만
이름도 알수 없었던 새들이 메말랐던 산과 시골 농촌을 나름 정경스럽게 만들었었다는 생각이 든다.

무더운 여름 하늘 높은데서 우지지는 노고지리 . .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
그 당시 귀했던 꿩은 보기가 힘들었고 벼가 많이 자란 논에 숨어서 뜸부기가 "뜸북" "뜸북"  우는 소리를 들을수 있었으며 벼를 둥그렇게 눌러놓은 보금자리만 가끔 볼 수 있었다

집앞 논들에서는 추수가 끝난 후 물이 차고 그루터기만 있는 논에 몸털과 넓은 날개가 하얗고 목과 다리가 길어 가냘프게 생긴 흰 두루미 몇 마리가 해마다 찾아와 노닐었다
그게 두루미인지 황새인지는 잘 모른다
그때만해도 오염이 적어 우렁이, 미꾸라지, 붕어 등을 물이 차있는 논에서 잡아 먹을 수 있었을 때이다
행여 날라 가버릴까봐 그냥 멀리에서 귀하게 생긴 새 구경만 하였다

늦은 가을에는 청명하게 물든 높은 하늘가를 대각선 모양이나 삼각편대로 날아가는 멋진 기러기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넓은 부용방죽 안쪽에 무리지어 물위에 떠서 한가하게 놀고있는 광경을 친구들도 모두 지나 다니며 보았을 것이다
조금 더 가까이 보고싶어 조심 조심 다가가보지만 "후더덕" 소리와 함께 하늘을 향해 일제히 날아가 버리곤 했었다

추수가 끝난 먼 논에는 여러마리가 함께 노는 청둥오리가 있었다
그때만 해도 벼 이삭 줍으러 다니던 시절이라 논에 먹을 것이 많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청둥오리를 잡기위해 이런 저런 사연들이 많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었으며 나도 그것을 잡고 싶은 생각이 있었지만 마음만 있었지 . .
물위에 떠있던 청둥오리는 우리집 암탉만큼 큰것 같았는데 . .
그놈을 잡을 수만 있었드라면 ㅎ ㅎ

농촌 어디에서나 쉽게 많이 볼 수 있었던 참새는 탱자나무 울타리 가시 사이에서 "짹짹짹짹" 요란스럽게 짖으며 무리지어 날아 다니며 무척이나 시끄럽게 지저겨 대곤 했었다
이른 아침 창가에서 지저귀며 우리들을 잠에서 깨우기도 하였지만 평상시에는 너무 귀에 익숙하여 생활하는데 시끄럽다고 생각되지 않았고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었다
참새는 한곳에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부리와 몸짓을 계속 움직였다
우리 옆 가까이 있을때도 동작이 어찌나 빠른지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나무에서 벌레를 잡아먹으니 이로운 동물인 것 같은데 무리를 지어 논과 밭에서 곡식을 즐겨 축을 내니 그때만 해도이롭다고만 하기에는 . .

농부들은 참새떼가 오지 못하게 논과 밭 여기 저기에 두팔을 벌리고 사람이 서있는 것처럼 입던 헌옷과 모자를 씌워 그럴듯한 허수아비를 만들어 세우고 참새를 속이려 했었다
그러나 내 눈에는 참새들이 그 허수아비를 하나도 겁내지 않고 오히려 허수아비를 놀리는 것 같이도 보였다
참새떼가 논에 우르르 앉아 벼알곡을 즐기고 있다 싶으면 논둑에 있다가 그쪽을 향하여 잽싸게 '훠어이 - - 훠어이 - -'  목청껏 큰소리를 한끗 질러 댔었지
학교를 마치고 부모 명을 받아 논에서 참새가 못오게 하기 위하여 오후 내내 논둑에서 망을 서서 지키는 녀석도 있었고 긴 장대 같은 것으로 새들을 위협하기도 했다 
그러면 놀란 참새들은 우르르 한참 날라가는것 같다가도 멀리 가지않고 또 근방 다른 논에 앉아 언제 그랬냐는듯이 벼위에 앉아 낱알을 쪼아 먹으며 "짹짹짹짹" 단체로 합창을 했다
 
한편 봄이 갈려고 할때 쯤이면 우리집 빨랫줄에 강남 갔던 제비가 하나 둘 돌아와 "지저구" "지저구" 하며 뭐라고 쫑알대곤 했다
한동안 볼 수 없었던 작으마하며 단정하게 생긴 제비가 다시 찾아오면 겉으로 표현하지 안해도 내심 반가워 했었다
제비는 우물가 도랑에 내려앉아 주둥이에 젖은 흙과 작은 지푸락 같은 것을 찝어 물고 날라서 마루 위 처마밑에 집을 짓기 시작한다
입에 물은 것을 처마 밑 벽에 주둥이로 쪽쪽 찝으며 조심스럽게 붙이는데 한참을 날라서 왔다 갔다 하더니만 그럴싸한 제비집 모습이 신기하게도 점점 완성되어 간다
작년에 자기들이 살았던 집이 저쪽에 있는데도 그 근방 다른 자리에 새로 집을 짓는 것이다

집을 완성한 뒤에는 한참을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아 이상하다 싶으면 얼마 후 영낙없이 제비집 안에서 "찍찍"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새끼 제비가 태어난 것이다!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는 새끼들이 엄청이나 시끄럽게 "짹짹"거리기 시작 하면서 바로 밥 투정을 한다
어미들은 부지런히 잠자리, 애벌레들을 물고와서 제비집 문턱위에 앉아 최대한 크게 벌린 새끼들의 입안에 넣어주기 바쁘다
제비 새끼들은  자기 머리보다 더 크게 입을 벌리고 일제히 서로 먼저 달라고 "쩨쩨쩨쩨" 소리를 지른다
우리들이 밑에 있다가 뭔가 작은 소리라도 내면 제 에미가 온줄로 알고 하늘을 향하여 "째째째째"하며 자기 머리보다 더 크게 입을 벌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럴때 우리는 제비가 아직 어려서 눈을 뜨지 못하고 있음을 짐작 할수 있다

얼마나 지났을까? 조금 컸다 싶은 제비들이 제비집 위에 나란히 사이좋게 앉아 있는 것을 볼수 있는데 가까이서 뻔히 쳐다보고 있어도 전혀 두려워 하지않고 태연하게 앉아 있는게 무척이나 귀엽다
새끼제비가 집에서 똥을 싸면 에미가 똥을 주둥이로 찝어 바깥에다 날라다 버린다
그러다 조금 크게되면 자기들 집 문턱에서 바깥쪽을 향해 궁둥이를 내놓고 똥을 누곤 하는데 똥이 떨어져 더러워지는 마루바닥을 보면서도 그저 참을수 밖에 . .ㅎㅎ

새끼제비가 똥을 싸려고 시도하다가 또는 조금 크면 제비집이 좁아지고 놀며 서로 부데끼다가 밑으로 떨어져 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조금 더 컸다 싶으면 집 문턱에서 날개를 펴보이고, 날개짓 흉내를 하기 시작하고 그 다음은 집에서 나와 마루 벽에 박힌 못 같은 곳에 앉아 있기도 하다가 좀 어색하게 날아 다니기 시작한다
어느새 다 커버린 제비식구들이 모두 빨랫줄에 나란히 한줄로 모여 앉아 한참 "지지배배" "지지배배" 마구 울어댈때면 작별 인사말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우리는 이제 제비가 먼 남쪽 나라로 갈때가 머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다

제비는 하필 우리가 늘 들락거리는 방문 바로 앞에 집을 지어서 집을 짓기 시작할 때부터 강남 갈 때까지 모든것을 관찰 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학교나 모종 등에는 집을 짓지 않고 사람들이 살고있는 곳에 집을 지으면 가까이서 보호해 줄것을 믿는것 같이 생각하는 인간 친화형 조류이면서도 가냘프고 귀여운 새 인것 같아 유독 정이 가는것을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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