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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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뜸부기
뜸북 - 뜸북 -
여름날 아침 마루에 앉아 있으면 서울행 열차가 칙칙 폭폭 포도과수원 뒤에서 모습을 드러내면서 지나간 뒤 잠잠해지면 저 멀리서 뜸부기 소리가 들려온다
텃밭 탱자나무를 넘어 논밭을 지나고 기찻길을 건너 넓은 들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궁금하여 그쪽 기차 망대 부근에 가서 철로길에 올라 가보는데 뜸부기 소리가 크게 잘 들리지만 벼가 자라 벼숲처럼 되어버린 들판 안쪽에서 울고 있는 뜸부기를 찾을 수 없었다
그런 뜸부기는 한번도 본적이 없고 논길을 가다가 우연히 논 가운데 놀던 자리가 보금자리 되어 푸른 벼가 문질러지고 자빠져 있는 것을 발견할 뿐이었다
그러나 그 뜸부기는 여름 나절 모를 심고나서 한가해진 시골 농촌을 정경스럽게 만들며 우리 주위를 맴돌았었다
아마 사랑하는 짝을 기다리고 있나 보다
뜸북 - 뜸북 -
아버지를 따라서 물이 조금씩 차있는 논에 갔는데 막 푸르고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벼가 심어있는 논바닥에 좋아하던 우렁이 구물구물하며 수물수물 논바닥을 기어 다니고 있었다
그런 우렁은 무조건 집어서 담기만 하면 되는데 손으로 잡으면 꼬아진 꽈배기 같은 껍질 속으로 움츠러 들며 속으로 쏙 들어가 뚜껑을 닫아 버리는데 그런 놈을 주섬주섬 집어 벗은 고무신에 담았다
벼가 많이 자랐지만 논속을 기어 다니고 있는 것이 훤히 보이고 그놈을 잡는 것은 참 재미 있었고 신이 나는 일이었다
슬금 슬금 살을 내밀고 살살 기어 다니고 있는데 손으로 그저 줍기만 하면 되고 그러면 나와있던 속살이 쏙 들어가며 작은 밤같은 덩어리가 되는 것이 참 재미있는 것이다
물론 나중에 된장국에서 쫀득, 쫄깃하여 맛있게 먹을 생각도 하면서 . .
많이 잡았더니 신발에 꽉 차서 더 넣을 데가 없을까 찾고 있었는데 논 안에 있던 아버지가 뭐라고 하신다
아차 !
아버지는 논속을 여기저기 돌아 다니며 농약을 뿌리고 계셨는데 그것을 간과한 것이다
아버지는 가끔 나에게 논의 물꼬를 보고 오라고 심부름을 시키셨다
엊그제 심은 모가 많이 커서 무릎 밑까지 올라오고 논둑의 풀도 많이 자라고 아침 이슬에 의한 물기가 많아 운동화는 금물이며 고무신을 신어도 조심하지 않으면 논으로 미끄러지고 자빠져 버린다
그날도 신발을 벗어 손에 들고 편편하지 않은 좁다란 논길을 조심조심 가고 있었다
이제 벼나무도 물속에서 많이 자라서 가고 있는 길을 덮어 버려 길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미끌어지지 않을려고 조심하며 맨발로 한발 한발 가고 있는데 별안간 발에 무언가 물컹한 것이 밟혔다
에구머니나 하고 깜짝 놀라 발을 떼다가 중심을 잡지 못해 논으로 자빠질뻔 했는데, 거길 폴짝 뛰어 건너서 정신차리고 보니까 커다란 뱀 두마리가 서로 엉겨 붙어 있었다
그 가운데 윗부위를 맨발로 밟은 것이다
뱀 하면 겁부터 났었는데 꼴 붙어있는 뱀은 더 무서워 하마트면 물릴뻔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얼른 그자리를 떴는데,
나도 놀랬지만 뱀들도 별안간 무슨 홍두깨한테 얻어 맞은 양 깜짝 놀랐을 것이고 혼비백산하였을 것 같기도 하다
자연의 순리로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성스러운 의식일진데 감히 인간이 방해하다니 . .
슬며시 벼가 익어가고 있는 여름, 넓은 바다 같은 고요함 가운데서도 여러 생명체들이 움트고 꿈틀거리면서 함께 자라고 있는 가운데 들려오는 기적 소리 여음이 흩어진 뒤 머언 들녁에서 들려오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혼자서 외치는 뜸부기 소리에 기차타고 서울 가서 소식이 없는 누님이 생각 납니다 !
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 . ♬
뜸북 - -
뜸북 - -
뜸북 - 뜸북 -
여름날 아침 마루에 앉아 있으면 서울행 열차가 칙칙 폭폭 포도과수원 뒤에서 모습을 드러내면서 지나간 뒤 잠잠해지면 저 멀리서 뜸부기 소리가 들려온다
텃밭 탱자나무를 넘어 논밭을 지나고 기찻길을 건너 넓은 들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궁금하여 그쪽 기차 망대 부근에 가서 철로길에 올라 가보는데 뜸부기 소리가 크게 잘 들리지만 벼가 자라 벼숲처럼 되어버린 들판 안쪽에서 울고 있는 뜸부기를 찾을 수 없었다
그런 뜸부기는 한번도 본적이 없고 논길을 가다가 우연히 논 가운데 놀던 자리가 보금자리 되어 푸른 벼가 문질러지고 자빠져 있는 것을 발견할 뿐이었다
그러나 그 뜸부기는 여름 나절 모를 심고나서 한가해진 시골 농촌을 정경스럽게 만들며 우리 주위를 맴돌았었다
아마 사랑하는 짝을 기다리고 있나 보다
뜸북 - 뜸북 -
아버지를 따라서 물이 조금씩 차있는 논에 갔는데 막 푸르고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벼가 심어있는 논바닥에 좋아하던 우렁이 구물구물하며 수물수물 논바닥을 기어 다니고 있었다
그런 우렁은 무조건 집어서 담기만 하면 되는데 손으로 잡으면 꼬아진 꽈배기 같은 껍질 속으로 움츠러 들며 속으로 쏙 들어가 뚜껑을 닫아 버리는데 그런 놈을 주섬주섬 집어 벗은 고무신에 담았다
벼가 많이 자랐지만 논속을 기어 다니고 있는 것이 훤히 보이고 그놈을 잡는 것은 참 재미 있었고 신이 나는 일이었다
슬금 슬금 살을 내밀고 살살 기어 다니고 있는데 손으로 그저 줍기만 하면 되고 그러면 나와있던 속살이 쏙 들어가며 작은 밤같은 덩어리가 되는 것이 참 재미있는 것이다
물론 나중에 된장국에서 쫀득, 쫄깃하여 맛있게 먹을 생각도 하면서 . .
많이 잡았더니 신발에 꽉 차서 더 넣을 데가 없을까 찾고 있었는데 논 안에 있던 아버지가 뭐라고 하신다
아차 !
아버지는 논속을 여기저기 돌아 다니며 농약을 뿌리고 계셨는데 그것을 간과한 것이다
아버지는 가끔 나에게 논의 물꼬를 보고 오라고 심부름을 시키셨다
엊그제 심은 모가 많이 커서 무릎 밑까지 올라오고 논둑의 풀도 많이 자라고 아침 이슬에 의한 물기가 많아 운동화는 금물이며 고무신을 신어도 조심하지 않으면 논으로 미끄러지고 자빠져 버린다
그날도 신발을 벗어 손에 들고 편편하지 않은 좁다란 논길을 조심조심 가고 있었다
이제 벼나무도 물속에서 많이 자라서 가고 있는 길을 덮어 버려 길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미끌어지지 않을려고 조심하며 맨발로 한발 한발 가고 있는데 별안간 발에 무언가 물컹한 것이 밟혔다
에구머니나 하고 깜짝 놀라 발을 떼다가 중심을 잡지 못해 논으로 자빠질뻔 했는데, 거길 폴짝 뛰어 건너서 정신차리고 보니까 커다란 뱀 두마리가 서로 엉겨 붙어 있었다
그 가운데 윗부위를 맨발로 밟은 것이다
뱀 하면 겁부터 났었는데 꼴 붙어있는 뱀은 더 무서워 하마트면 물릴뻔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얼른 그자리를 떴는데,
나도 놀랬지만 뱀들도 별안간 무슨 홍두깨한테 얻어 맞은 양 깜짝 놀랐을 것이고 혼비백산하였을 것 같기도 하다
자연의 순리로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성스러운 의식일진데 감히 인간이 방해하다니 . .
슬며시 벼가 익어가고 있는 여름, 넓은 바다 같은 고요함 가운데서도 여러 생명체들이 움트고 꿈틀거리면서 함께 자라고 있는 가운데 들려오는 기적 소리 여음이 흩어진 뒤 머언 들녁에서 들려오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혼자서 외치는 뜸부기 소리에 기차타고 서울 가서 소식이 없는 누님이 생각 납니다 !
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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