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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수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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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005회 작성일 20-07-13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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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수생각

완수는 말이 적은 편이었고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이었으며 키가 컸었다
아마 최완수를 알고있는 사람은 몇 안될거라고 생각한다
부용중앙교회 정문 바로 앞이 완수네 집이었고 완수네집 뒤가 곧 우리 집이었다

완수네 집뒤 토담이 곧 우리집으로 들어가는 길이었다
조금 키가 크면 볼 수 있고 담너머로 하는 하는 말이 다 들려왔었으니까

토담은 양쪽에 판자 등으로 막아 고여놓고 안에 황토 흙을 쿵쿵 다져 점점 높히 올리는 방법으로 담위에는 초가지붕에 하는 용마름으로 올려 빗물이 들어가지 않게 하는 담이다
우리 뒷집은 집벽을 토담으로 하여 짓는 것을 본적이 있다
흙은 빗물과 습기에 약하므로 오래가지 못할 것 같은 집이 생각이 드나 튼튼하고 견고하여 오래가므로 시골에서 집을 지을 때 많이 사용하였던 방식으로 보인다

그때는 집과 집사이가 주로 탱자나무나 토담, 흙을 돌과 자갈로 섞어 짓이겨 쌓는 담, 나무를 밖고 짚으로 엮은 엉성한 담들로 되어 있었다 
나중에 구멍이 송송난 벽돌, 세워진 시멘트 폴대 사이에 끼워넣는 시멘트판으로 된 담 들이 들어서게 되었었지

우리 집 뒤의 밭들은 농사철 지나면 곧 놀이터가 되었었다
그옆에 보리밭이었으나 신작로옆에 있던 성결교회에서 독립하여 중앙교회를 지었으며 그것을 보고 어린 나이에도 우리들 놀자리가 줄어들어 조금 서운한 마음이 들었었다
자치기 하면 그쪽에도 자가 날라갈 수 있는 곳이었고 술레잡기 숨바꼭질을 할 수 있었던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그 놀이터에서 완수랑 다른 친구들과 함께 자치기, 구슬 따먹기, 코페(딱지)치기 같은 놀이를 함께 하였었고 보름달이면 밤새도록 장터라고 불리던 곳은 놀이에 시끌벅적하였었다

가끔 '완수야 놀자'하고 문앞에서 부르면서 문너머로 안쪽을 들어다 보면 완수는 마당에서 사각페인트 통을 양쪽 을 잘라내어 만든 아궁이 화로에 양은솥을 얺혀놓고 국을 끓이거나 밥을 하기위해 장작불을 피우고 고추를 너는 일을 하고 있었다

1년후배인 그집에 사는 동생이 성이 김씨인 김종수였으니 같이 살고 있는 아저씨가 아마 매형이나 가까운 친척이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 아저씨는 신작로에서 생선가게를 하였었다
그자리는 신작로에서 우리집으로 갈라져 들어오는 길 바로 앞에 위치하였으며 전에 경성고무신/석유/소금 판매점을 하던 곳 바로 앞쪽으로 시계포하던 곳이었는데 언젠가 시계포가 없어지고 생선가게로 자리를 잡았었다
이리에서 짐자전거로 생선을 사다가 팔았었으며 아저씨 부부는 그때가 젊은 한창 때이었다고 생각된다

완수랑은 같이 잠자리나 개구리 잡으러 같이 다녔다
개구리는 모낸 논에서 시끄럽게 많이들 울어 재끼는데 밤이되면 더욱 요란해지고 우리집 앞쪽이 전부 논이어서 그 소리에 잠이 들기 힘들었었지만 누구도 불평을 하지 않았으며 불평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지만 . .
우리는 개구리를 잡기 위해 가끔은 막 모내기한 논에 발자국을 내어 피해를 끼치기도 하였었지
개구리를 많이 잡으면 삶아서 돼지나 닭 사료로 이용하였으며 잠자리는 거미줄로 만든 잠자리채로 몇마리 잡아 닭한테 던져주면 닭들은 그렇게 좋아하며 서로 먹으려고 푸드득, 푸드득 난리 부루스를 쳤었었지
만약 얼마전 아니 지금도 문제가 되고있는 왕개구리가 그때에 있었더라면 아마 우리들 등살에 못이겨 아예 씨가 말랐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완수가 개구리를 잡아 다리를 구워서 나한데 주면서 먹어 보라고 그러는데 그냥 못 먹겠더라고 . .
닭다리 같지않고 구우면 더욱 오그라들어 작기도 하려니와 개구리 종다릿살은 먹을 것도 없고 그것과는 다르게 차마 . .

아주 가까운 이웃 이었기에 거의 매일 찾아 갔었으며 가끔 완수네집 부억 부뚜막에서 같이 나란히 앉아 불을 때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었었다
생각하면 완수는 점잖았고 나보다 더 성숙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던 어느날 완수네 아저씨가 이리에서 생선을 자전거에 실고 오다가 그만 방개다리 옆 쬐그만 저수지에 빠져서 돌아 가셨단다
동네가 난리가 나서 나도 문옆에서 다른 사람들 틈에 끼여 구경하고 있었으며 아저씨가 방으로 들려 들어가는 것을 보게 되었는데 아주 평화롭고 편하게 주무시는 모습이더라고 . .
산사람들은 그렇게 통곡하며 눈물범벅을 하지만 그러한 가운데 평안한 모습은 어린 나에게는 참 이해 안되는 모습으로 뇌리에 들어왔었다

그리고 애통의 기간이 지나고 조금 있다 집 전체가 말없이 황등으로 홀연히 이사를 가버리고 완수도 함께 . .
그때가 한 오학년쯤 되었을까 . .

그로부터 몇년이 지냇나 ?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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