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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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1-01-07 21:57 조회 2,311 댓글 0본문
생각 해보면 우리가 어렸을 때의 눈 내리고 온세상이 꽁꽁 얼어붙은 겨울에는 시골과 도시 풍경은 달랐다
시대가 많이 변한 탓으로 보이지만 시골은 근본적으로 옛날 그대로라 생각한다
시골 사람들은 논밭 농사일을 마치고 식물의 생장이 멈추는 시기를 나기 위한 준비가 필요했다
물론 농사일 자체가 겨울동안 지내기 위한 준비였기도 하지만 . .
마당에서 훑은 나락을 작은방에 차곡차곡 쌓아 놓고 한쪽에는 고구마를 수수대로 저장울타리를 만들어 놓아서 작은 방은 발 디딜 틈이 거의 없었다
나락은 필요할 때 방앗간에 내다 찧어서 팔았고 일부는 밥을 지어 먹었다
겨울에는 다른 특별히 먹을만한 것이 없어 고구마를 쪄서 때로는 불땐 아궁이 재 속에 넣어 구워 먹기도 했으나 혼자 있을 때는 그냥 생고구마를 깎아 먹었다
가을에 거둔 배추와 무우는 김치를 담아서 장독대에 있는 항아리에 보관하여 이듬해까지 반찬으로 삼았다
그때는 보통 지를 담는다고 했다
싱근지(동치미), 묵은지라는 표현을 지금도 하고 있으니 사투리는 아닌 것 같다
또 싱근지를 담아 땅에 뭍은 항아리에 넣어 놓고 겨울에도 얼음 덩어리가 섞인 무우와 함께 잎사귀가 든 약간 시큼하면서 맛있는 싱근지를 밥상에 올렸다
그리고 김치를 담은 뒤 남은 무우잎이나 배춧닢을 엮어 그늘에 말려 겨울에 맛있는 시레기국을 해먹었다
작은방이 생기기 전에는 부엌 뒤 담벼락 부근에 약 2 미터 깊이로 땅굴을 파고 고구마와 감자, 생강 등을 저장했다가 한겨울에 꺼내 먹곤 했었다
하얀 눈이 사방에 수북히 쌓여있는 텃밭에 어머니를 따라 갔었다
텃밭 한쪽에 있는 작은 무덤같은 곳에서 쌓인 눈을 슬슬 걷어내니 지푸라기가 나오고 그 밑에 있는 흙을 조금 파니 땅속에 싱그런 무우들이 묻어져 있었다
땅을 동그랗게 파고 무우들을 거꾸로 묻어놓고 흙으로 덮은 뒤 원뿔 모양으로 짚을 덮어놓아 빗물이 들어가지 않게 하면서 얼지않게 땅속 온도로 보관하여서 필요할 때 파서 무우를 몇개 꺼내고 다시 꺼낸 구멍을 지푸락으로 꾸끼꾸기 쑤셔 막아놓고 가져다가 음식을 만들었다
배추는 무우와 같은 방법이나 땅을 길다랗게 1자 모양으로 파서 묻어놓고 한겨울에 캐내어 김치를 또 담거나 푸르고 배추속의 노오란 빛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것저리를 밥상에 올려놓아 된장 고추장을 찍어 먹을 수 있었다
집에서 기르는 토끼와 소도 먹을 풀이없어 겨울나기 준비가 필요했다
토끼는 고구마순, 콩깍지 등을 말린 것, 무 배추 잎 시레기 그게 없으면 고구마도 잘 먹었고 겨울 내내 먹을량이 필요했었다
소는 무지막지하게 먹기 때문에 겨울동안 볓짚을 썰어 쌀겨를 함께 가마솣에 넣어 불을 땟는데 겨울철 소 시중을 드는 것도 일이 많았다
또 한해 농사를 마친 농부들에게도 겨울나기가 필요했다
대부분 농한기인 겨울에 새끼를 꼬거나 가마니를 짜면서 시간을 보내지만 그동안 뼈빠지게 고생하였으므로 좀 쉴 곳이 필요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게 동네 노름방이었다
(그 이름을 따서 나중에 머리방, 노래방, PC방 등 . . 방 이름이 지어진 것으로 생각된다)
그곳에 가면 평소 만나지 못했던 사람이나 같이 일하던 동내사람, 친구도 만날 수 있고 잘하면 용돈을 벌 수 있어 농사꾼들이 겨울에 선호를 한 것 같다
따뜻한 아랫묵의 노름방 !
그곳은 요즘같이 TV 를 보거나 인터넷을 즐기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없었을 때의 어른들의 놀이터로 때로는 시끌벅적 . .
그땐 고스돕이란 것이 없었을 때인것 같다
그러나 노름판이라는게 판이 점점 커지기 마련, 패가망신하는 경우도 가끔 생기는 것 같다
우리동네도 밤사이에 후배네 식구 전체가 야밤도주한 것을 다음날에서야 알았고 그후 그집은 그대로 빈집으로 되었다
그 뒤 어떻게 사는지 소식이 궁금했었는데 직장생활 하던 중 나중에 우연히 한번 만날 수 있었다
겨울에 가끔 논두렁에 있는 쥐구멍을 파보면 나락 이삭같은 것이 상당량 저장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쥐같은 작은 동물도 겨울나기의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김치냉장고가 없었어도 시골에서는 자연을 잘 이용하고 환경을 이용하여 혹독한 겨울 추위에 견디어 이겨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의 삶도 겨울나기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늦었다 말고 이제라도 그동안 준비하여 온 그리고 준비할 것들을 점검하고 계획하여야 할 것이다
92세 늦은 나이에 처음 시를 쓰기 시작한 할머니 시바타 도요가 작년 3월, 98세에 첫 시집을 발간하여 일본에서 화제가 되면서 6개월 만에 7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그의 시 한편을 소개한다
貯金 (저금)
私ね 人から 나 말야, 사람들이
やさしさを貰ったら 친절하게 대해주면
心に貯金をしておくの 마음 속에 저금해 두고 있어
さびしくなった時は 외롭다고 느낄 때
それを引き出して 그걸 꺼내
元気になる 힘을 내는 거야
あなたも 今から 당신도 지금부터
積んでおきなさい 저금해봐
年金より 연금보다
いいわよ 나을테니까
柴田トヨ
https://m.hani.co.kr/arti/international/japan/442768.html#cb
시대가 많이 변한 탓으로 보이지만 시골은 근본적으로 옛날 그대로라 생각한다
시골 사람들은 논밭 농사일을 마치고 식물의 생장이 멈추는 시기를 나기 위한 준비가 필요했다
물론 농사일 자체가 겨울동안 지내기 위한 준비였기도 하지만 . .
마당에서 훑은 나락을 작은방에 차곡차곡 쌓아 놓고 한쪽에는 고구마를 수수대로 저장울타리를 만들어 놓아서 작은 방은 발 디딜 틈이 거의 없었다
나락은 필요할 때 방앗간에 내다 찧어서 팔았고 일부는 밥을 지어 먹었다
겨울에는 다른 특별히 먹을만한 것이 없어 고구마를 쪄서 때로는 불땐 아궁이 재 속에 넣어 구워 먹기도 했으나 혼자 있을 때는 그냥 생고구마를 깎아 먹었다
가을에 거둔 배추와 무우는 김치를 담아서 장독대에 있는 항아리에 보관하여 이듬해까지 반찬으로 삼았다
그때는 보통 지를 담는다고 했다
싱근지(동치미), 묵은지라는 표현을 지금도 하고 있으니 사투리는 아닌 것 같다
또 싱근지를 담아 땅에 뭍은 항아리에 넣어 놓고 겨울에도 얼음 덩어리가 섞인 무우와 함께 잎사귀가 든 약간 시큼하면서 맛있는 싱근지를 밥상에 올렸다
그리고 김치를 담은 뒤 남은 무우잎이나 배춧닢을 엮어 그늘에 말려 겨울에 맛있는 시레기국을 해먹었다
작은방이 생기기 전에는 부엌 뒤 담벼락 부근에 약 2 미터 깊이로 땅굴을 파고 고구마와 감자, 생강 등을 저장했다가 한겨울에 꺼내 먹곤 했었다
하얀 눈이 사방에 수북히 쌓여있는 텃밭에 어머니를 따라 갔었다
텃밭 한쪽에 있는 작은 무덤같은 곳에서 쌓인 눈을 슬슬 걷어내니 지푸라기가 나오고 그 밑에 있는 흙을 조금 파니 땅속에 싱그런 무우들이 묻어져 있었다
땅을 동그랗게 파고 무우들을 거꾸로 묻어놓고 흙으로 덮은 뒤 원뿔 모양으로 짚을 덮어놓아 빗물이 들어가지 않게 하면서 얼지않게 땅속 온도로 보관하여서 필요할 때 파서 무우를 몇개 꺼내고 다시 꺼낸 구멍을 지푸락으로 꾸끼꾸기 쑤셔 막아놓고 가져다가 음식을 만들었다
배추는 무우와 같은 방법이나 땅을 길다랗게 1자 모양으로 파서 묻어놓고 한겨울에 캐내어 김치를 또 담거나 푸르고 배추속의 노오란 빛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것저리를 밥상에 올려놓아 된장 고추장을 찍어 먹을 수 있었다
집에서 기르는 토끼와 소도 먹을 풀이없어 겨울나기 준비가 필요했다
토끼는 고구마순, 콩깍지 등을 말린 것, 무 배추 잎 시레기 그게 없으면 고구마도 잘 먹었고 겨울 내내 먹을량이 필요했었다
소는 무지막지하게 먹기 때문에 겨울동안 볓짚을 썰어 쌀겨를 함께 가마솣에 넣어 불을 땟는데 겨울철 소 시중을 드는 것도 일이 많았다
또 한해 농사를 마친 농부들에게도 겨울나기가 필요했다
대부분 농한기인 겨울에 새끼를 꼬거나 가마니를 짜면서 시간을 보내지만 그동안 뼈빠지게 고생하였으므로 좀 쉴 곳이 필요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게 동네 노름방이었다
(그 이름을 따서 나중에 머리방, 노래방, PC방 등 . . 방 이름이 지어진 것으로 생각된다)
그곳에 가면 평소 만나지 못했던 사람이나 같이 일하던 동내사람, 친구도 만날 수 있고 잘하면 용돈을 벌 수 있어 농사꾼들이 겨울에 선호를 한 것 같다
따뜻한 아랫묵의 노름방 !
그곳은 요즘같이 TV 를 보거나 인터넷을 즐기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없었을 때의 어른들의 놀이터로 때로는 시끌벅적 . .
그땐 고스돕이란 것이 없었을 때인것 같다
그러나 노름판이라는게 판이 점점 커지기 마련, 패가망신하는 경우도 가끔 생기는 것 같다
우리동네도 밤사이에 후배네 식구 전체가 야밤도주한 것을 다음날에서야 알았고 그후 그집은 그대로 빈집으로 되었다
그 뒤 어떻게 사는지 소식이 궁금했었는데 직장생활 하던 중 나중에 우연히 한번 만날 수 있었다
겨울에 가끔 논두렁에 있는 쥐구멍을 파보면 나락 이삭같은 것이 상당량 저장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쥐같은 작은 동물도 겨울나기의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김치냉장고가 없었어도 시골에서는 자연을 잘 이용하고 환경을 이용하여 혹독한 겨울 추위에 견디어 이겨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의 삶도 겨울나기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늦었다 말고 이제라도 그동안 준비하여 온 그리고 준비할 것들을 점검하고 계획하여야 할 것이다
92세 늦은 나이에 처음 시를 쓰기 시작한 할머니 시바타 도요가 작년 3월, 98세에 첫 시집을 발간하여 일본에서 화제가 되면서 6개월 만에 7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그의 시 한편을 소개한다
貯金 (저금)
私ね 人から 나 말야, 사람들이
やさしさを貰ったら 친절하게 대해주면
心に貯金をしておくの 마음 속에 저금해 두고 있어
さびしくなった時は 외롭다고 느낄 때
それを引き出して 그걸 꺼내
元気になる 힘을 내는 거야
あなたも 今から 당신도 지금부터
積んでおきなさい 저금해봐
年金より 연금보다
いいわよ 나을테니까
柴田トヨ
https://m.hani.co.kr/arti/international/japan/442768.html#c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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