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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와 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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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웃음
댓글 0건 조회 1,065회 작성일 23-12-0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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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히타치 변압기 설명서에 대부분 알고 있는 한자가 나와 토씨 몇 개만 외우면 금방 익숙해질 것 같아 일본어 공부를 시작하였다
비록 글자가 다르지만 일본어는 우리와 말하는 순서가 같고, 사자 숙어가 똑 같아서 우리말과 같은 언어로 생각 되었다
竜頭蛇尾, 一石二鳥, 知彼知己, 温故知新, 我田引水, 臨機応変, 因果応報, 本末転倒, 自業自得  등등 . .
특히 많은 한자가 같아서 일본 글자 몇 개와 함께 그들이 사용하는 문법만 알면 쉽게 뜻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접근했다

그러나 갈수록 태산이고 50년이 지난 지금도 그 꿈이 이루어질 것 같지 않다
그것을 설명하자면 주로 한자 사용과 관련되며 일본어는 한자가 필수적이고, 일찌감치 한자를 폐지한 우리와 대조가 되고 있다

한자는 글자수가 굉장히 많고 모양도 제각각 다르며 쓰기도 어렵지만 그래도 그냥 외우면 될 것 같으나 그렇지 않다
일본에서 일찌감치 받아 들인 한자는 한글 시각으로 보면 원래 발음의 밭침 글이 'ㄴ','ㅇ' 밖에 없는 언어인데 일본도 이어 받았는지 받침 발음이 'ㄴ(ㅇ)', 'ㅅ(ㄱ)' 밖에 없다

그들은 상용한자로 제한하여 가르치고 있지만 그런 한자도 쓰기 쉽지 않으며 실제 더 많은 어려운 한자가 나오면서 한자 문화에 푹 빠진 일본은 한자를 읽는 방법이 여러가지며 음독, 훈독, 음/훈 혼용 등으로 섞어 쓰기 때문에 한자를 그대로 발음하는 우리나라와 전혀 다르다

얼마전 일본 長崎에 갔었는데 동행한 친구는 도시 이름을 보고 우리 방식대로 '장기'라고 부르는데 그곳을 '나가사키'라고 부르는 것을 몰랐고, 일본 한자 발음으로 '조우키'지만 그렇게 부르는 사람은 없다
'나가사키'는 훈(訓)독으로 읽은 것이며 '길다랗고 험하다'라는 뜻 이름이고 '大阪(큰 언덕)市'도 마찬가지며 그 정도는 쉬운 예에 불과하다

도시, 지역, 가게/사람 이름 등 고유명사를 한자로 쓰고 '가나' 로 읽는데, 지역이나 상호명은 고정되어 있으므로 쉽게 익숙할 수 있겠으나 다른 먼 지역이나 외부 사람들은 한자로 써놓고 그들 임의로 제각각 부르는데 어떻게 그런 한자를 읽을 수 있을까 !
그래서 인지 유튜브에 어려운 도시, 지역 한자 이름 부르기를 맞히는 퀴즈가 있고, 사람 이름 읽기 사전, 일본 지명의 콘사이스도 있다

특히 사람 이름은 한자로 쓰고 그 글자의 여러가지 뜻, 여러 음을 빌려서 본인이 부름을 받고 싶은 대로 임의로 부르게 하고 있는데, 그래도 뜻이나 음을 따서 부르는 것은 그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대충 짐작하여 읽을 수 있으므로 그게 습관화 되어있다
오래전 왕의 이름부터 그러한 습관에 익숙하여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자 이름을 써놓고 알파벳으로 부르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또, 글자 한 자를 각각 다르게 부르는 것은 한자를 쓰던 우리도 金(금, 김), 復(복, 부), 降(강, 항) 으로 몇 개가 있는데 비하여, 그들은 읽는 음이 두자 이상 되는 한자가 더 많고 흔하여 혼동하게 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예를 들면 氣를 '기,게', 日을 '니치, 지츠', 人을 '닌, 진' 등으로 각각 때에 따라 다르게 읽으며 그게 14% 나 된다

한자는 한 글자에도 뜻이 여러 개로 조금씩 다른데 한자를 알고 있는 우리도 일본에 가면 이름이나 가게 간판들은 어떻게 읽어야 하는 지 알수 없고 어려워 매번 퀴즈를 푸는 것과 같기도 하며 그냥 그대로 외우지 않으면 안된다
그들한테는 그게 익숙할지 모르겠으나 우리 시각에서 보면 엿장시 맘대로라고 비판 받을 수도 있는 그들의 잘못된 습관인 것 같다

그러나 시대가 발전하고 인쇄화, 컴퓨터화 되면서 그러한 한자 사용은 상황이 달라지게 된다

한자를 쓰던 우리 나라도 마찬가지였지만 인쇄 기술이 발달하여 활자 도입하는 시기에 수많은 한자들을 인쇄하기 어려웠다
그때 신문, 출판물 등이 의사 전달과 발전된 서구 문물을 받아 들이는 매개체로서 작동하기 어려워 경제발전에 방해가 된다는 주장이 있었으며 이에 한자 폐지론이 한동안 대두 되었는데, 거기다가 28 자의 알파벳으로 영어 글자 모두를 표현할 수 있는 타자기가 나오는 것을 보고 한자 폐지 논의에 불을 붙혔었다
우리나라는 24자 한글 타자기를 도입할 수 있었으니 그들과 확연히 다르다

어느 유명 작가는 한자가 멸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한다 라는 주장까지 했었고 일본도 비슷하였으며 그래서 한자 사용을 줄이자는 정책으로 상용한자 수로 제한하였다
그래도 생활하는데 필수적인 한자는 어쩔 수가 없어 논란만 해 오다가 PC 가 나오고 기능이 발전하여 '가나'로 쓰면 자동으로 한자가 튀어 나오는 일종의 인공지능의 도입에 의하여 한자 폐지론이 점점 잠잠하게 되었다

그러나 컴퓨터는 글자 한획이나 숫자를 조금만 틀려도 인식하지 못하는 바보 상자이기도 하다
요즘은 프로그램이 발전하여 유사한 글을 찾아 내기도 하고 인공지능의 단계에 이르렀지만 한자를 그들의 습관에 따라 임의로 읽는 것은 바보 상자인 컴퓨터의 기본과 대치가 되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한자를 그들 마음대로 여러가지로 읽는 것은 자유이겠지만 문제는 다시 입력할 때는 잘못 읽은 것을 다시 바로 잡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문장을 만들 때 한자를 섞어 쓰면서 글자를 띄어 쓰지 않고 이어서 쓰며 한자를 위주로 이해하기 쉽게 하고 있다

예로써,
'언어학은 인간의 언어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
'言語学は人間の言語を研究する学問である'
                   ↓
'げんごがくはにんげんのげんごをけんきゅうするがくもんである'

그들은 초기 '가나'를 만들때 얼파벳과 같이 나열하는 글자를 만들어 단어 사이를 이어서 쓰기 때문에 위 글과 같이 '가나'만 사용하는 글은 사실상 해석하기 불가능하다

일본어 입력은 그냥 글자만 컴퓨터에 입력하면 되는 한글과는 다르다
일본어인 '가나'로 쓰고 화면에 디스플레이 되는 한자를 골라야 하는데, 동음이의어, 음독, 훈독, 혼독 등 여러가지 한자말 중에서 화살표시, 스페이스바나 엔터키로 선택하여 매번 입력하여야 한다

또한 우리말에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는 속담도 있는데 그들 문자에는 '어'란 발음 자체가 없으며 '여, 으'도 없고 그 외에도 표현 글자가 부족하므로 동음 이의어가 많아 한자를 사용할 수 밖에 없기도 하다

시골이나 일반 현장 등에서는 주로 한자를 수기로 하고 있으니 읽기, 쓰기도 간단치 않아 컴퓨터화가 지연되는 듯 하다
선거용 벽보에는 항상 이름자 옆에 읽을 수 있게 '가나'가 써 있으며, TV 자막에도 이해를 위하여 어려운 한자 위에는 읽는 글자가 써지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한자 사용이 고착되고 생활화 되어 있어 그에 따른 여러 문제점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

지금도 일본 인터넷 뉴스에는 難読地名을 알리며 그 지역을 소개하는 글이 가끔 나오고 있다
그들만의 한자 이용 방법은 가까운, 아는 사람만 알수 있으나 먼 곳 사람이나 모르는 일부 사람들의 실수에 따른 손실을 가져 올 수 있으므로 그런 사회는 공명하고 성숙한 사회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또한 그들은 외국어를 표기법에 따라 '가다가나'로 표현하고 있으나 발음 글이 일부 부족하여 그들만 알아 들을 수 있게 약간 변형하여 발음하고 있어 세계화에 지장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그들만의 리그로 움츠러드는 것 같기도 하다
'서울' → 소우르(ソウル), Ranking → '란킹구(ランキング)', Brother → '브라자(ブラザー)', That →  잣토(ザット) 등 . .

서양인들에게는 글자수가 많고 거기에다 읽는 방법도 여러가지인 한자를 배우기 어려워 그들과 전혀 다른 일본 문화에 접근하기가 어렵다
그들이 세계화를 외치며 외국인을 받아 들이는데 취업을 위한 사람들은 어려워도 감내하며 한자를 익히고 있지만, 전쟁으로 임시적으로 받아 들인 우크라이나 난민들은 '에브리싱 오케이 ! 언어를 제외 하고는 . . ' 이라고 한다  

글과 언어는 물과 공기와 같은 존재로서, 세계 열강과 어깨를 겨누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도 노면 전차 등으로 오래된 근대화 문화를 이어 받으며 지극히 안정된 사회로써 현실에 안주하며 아나로그식 한자 세대에 머물러 있어 화살보다 빠른 경쟁 시대에서의 앞날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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