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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웃음
댓글 0건 조회 1,400회 작성일 22-12-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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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하며 가끔 나도 모르게 고향 사투리를 사용하는 것 같다
내 글에 고향 사투리가 나오면 친구들이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 .

나는 그것을 '공감'이라 부른다
글에 댓글을 달아 주는 사람이 있으면 나는 그것을 '공감 + 여유' 라고 생각한다

친구들을 만나서 '원자호박'(선생님 별명)소리를 들으면 슬그머니 미소를 짓게 하는 것처럼 . .
오지 않는 기차를 한없이 기다리며 쌓인 눈 위에서 얼은 발을 동동 거렸고, 토요일은 기차 시간까지 역 앞에서 방황해야 했던 추억들을 정읍선 통학생들이 서로 공감하는 것처럼 . .

가끔 집사람 조차 잘 모르는 옛 사투리가 나도 모르게 튀어 나오지만 때로는 어쩔 수 없다
표준말이 아닌 줄 알지만 그 말이 더 표현에 적당한 것 같기도 하고, 표준말이 잘 생각나지 않을 때도 있으며, 내가 한 말이 더 익숙하기도 하고 . .
어린 시절 고향 동네에서 오고 갔던 말의 습관들이 아직 한구석에 남아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대전 근방에 살 때는 '깐밥'이라고 말했는데 그게 뭐냐고 되물어서 당황했었고, 충남 태안에서 토박이와 이야기 할 때 '우들이', '어덕' 이라고 말을 하는데 여기도 우리 고향 문화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수에 살때는 자꾸만 '나가'라고 하는데, 본인을 표현하는 '내가' 를 그렇게 말하는 것 임을 알게 되고 한동안 어색했었다
여수에서 서울행 밤 열차에 몸을 싣고 졸다가 비몽사몽 간에 함께 차에 오르는 사람들이 왁자지끌 소리와 함께 어릴 때 귀에 익던 사투리와 억양의 말소리를 했쌌는데 그곳이 전주인 것을 알았으며 혼자 피식 웃으며 고향 꿈을 꾸기도 했다

라디오 아나운서 목소리를 들으며 우리 지방 말은 표준말 즉, 서울 말씨와 비슷한 것 으로 생각 했었지만 알고 보니 지방 만의 사투리가 꽤 많았던 것 같다

그동안 가급적 표준말을 사용하려고 했었으며, 고향 표시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노력하며 살아 왔던 세월 들이었다
타 지방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이심 전심일 것으로 생각한다
사람들과 섞여 살면서 익숙해져 있던 사투리들을 되도록 숨기려 하겠지만 튀어 나오는 사투리들이 가끔 들려오면 때로는 정겹게 가슴에 와 닿기도 한다

지역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국악 소리꾼에서 트롯 가수로 전향한 유명 가수의 TV 방송 이야기에서 사투리를 느낄 수가 있었다
사투리는 꼭 단어 만으로 알수 있는 게 아니라 말하는 억양으로도 알아 챌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이 많이 나타나길 희망하며 그러면서 우리들 고향의 숨겨진 멋들어짐이 더욱 빛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사투리라고 해서 꼭 정하여진 것 만은 아니기도 하다
표준말이란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 을 말한다

전라, 충청 사람의 말로서 대표적으로 '거시기' 를 많이 표현한다
'거시기'는 영화에도 나오는데 사투리라 생각 하겠지만, 일반화 되어 이제는 사투리가 아니다
뭐라고 말하기 곤란할 때 딱 좋은 말인 것 같기도 하며, 일반적으로 알려지고 많이 쓰게 되면 사투리가 아니게 되는 것이다

어렸을 때 사방치기 하고, 오징어 게임하면서 깨금박질(깨금질)을 많이 했었는데 그 '깨금박질'이 표준말로는 '앙감질' 이란다
아니 ! 뜀박질, 다름박질(다름질)은 표준말로 되어 있는데, 깨금박질도 그에 유사하다고 판단할 수 있겠으나 그렇지 않은 것이다
 
언어는 사람 사이의 소통의 도구지만 소통에 문제가 없고 서로 공감하는 사람들은 항상 서울말, 표준말만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가끔 듣기 힘든 고향 사투리 말씨와 함께 다정하게 대해 주는 사람을 만나면 굉장히 반갑지만 깊은 인연이 있는 사람 아니면 모른척 하고 지나 갔었다
어릴때 늘상 들어오던 못입고, 못살 때의 욕이나 욕 비슷한 소리를 들으면 지금도 스스로 창피해 지기도 한다

오살할×, 앰병할 ×, 호랭이가 물어갈 ×, 써글 × 등 저속한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그런 사람들도 있었고, 유투브에 나오는 사투리 경연대회에서도 저속한 사투리는 빠지지 않았다

시골의 도시화와, 매스컴과 교통의 발달과 함께 사투리 사용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것 같다
어린 시절 쓰던 말과 같은 그런 사투리들이 모두 사라져 버리고 모두 표준말만 사용하게 된다면 그런 곳은 지역 특색이 없는 꽤 건조한 사회가 될 것 같기도 하다

어릴 때 쓰던 사투리를 몇 개를 나열해 본다
겁나게, 솔찬히, 허벌나게, 포도시, 내비둬, 낭중, 느네, 니꺼, ~한질라, 암시롱, 암시랑 안혀, 언릉, 엥간히, 역실로, 점드락, 죄다, 쨈매다, 찝어까다, 타겼다, 할매, 아지매

그중, '왈순 아지매'는 신문 만화로 오래 연재 되었으나 표준어는 아니며, 그냥 '엄청나게' 보다는 '겁나게'가 겁이 날 정도로 굉장한 것이 더 잘된 표현이 아닐까 하고도 생각해 본다 
사투리의 진가는 단어 그 자체보다 문맥 가운데서 발휘하는 힘이 훨씬 더 강력한 것 같다

○ 웃는 모습이 영락없이 즈 아버지를 타겼어 !
○ 그냥 냅둬, 암시랑 안혀 !
○ 참 폭폭한데 너 한질라 젙에서 그러커면 쓰겠냐 ?
○ 하루 점드락 벼를 비고 나서 쪼께 지게에 지고 일어 서려는디 나락이 겁나게 무거워서 끙끙대다가 한참 만에 포도시 일어 났당께
○ 솜리, 징게, 맹경, 햄열, 갱경에서 흔적을 사그리 더터서 사투리를 죄다 찾아 갂고 시렁 위 둥근 대바구니에 언처 놓고, 횟대에 걸어 놓기도 허고, 농 빼닫이에 꼼쳐 놓았다가 그걸 끈내서 맨날 사투리를 해댔싸면 쫌 거시기 하니까 개침에 넣고 댕기다가 칭구들과 얘기 함시롱 분위기가 쪼매 사그라들려고 할 때 지름칠 허는 모냥으로 슬그머니 썼을때 그 말 땜시 분위기가 솔찬히 되살아 나고 소통이 매끄럽게 될 수 있다면, 그게 알고 있으면 폼나는 지식이 아니겠는가 ?  등 . .

지역주의를 부추기지 않을까 걱정 되기도 하고, 사투리를 잘못 사용하여 씁쓸하며 싫어하던 어떤 감정들이 되살아 나면 안되리라 보지만, 지금은 옛날과 많이 달라진 여유가 있는 환경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맛갈스러운 지방 고유의 사투리 마저 무조건 배척하려 하지 말고 이제 여유를 가지고 어려울 때 각박하게 살았던 한때 사용했던 듣기 거북하고 저속한 말들은 도태 시키면서, 정겨운 사투리들은 발굴하고 살리는 것도 우리들 본래 고유 모습들을 되찾고 공감하며 유대를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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