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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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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웃음
댓글 0건 조회 1,318회 작성일 23-04-0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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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불같던 낭창낭창한 가지에 노오란 개나리꽃이 주루룩 맺히더니 온통 죽은 나무들이 서 있는것 같은 황량하던 산등성이 잠깐 동안에 듬성듬성 분홍 진달래가 활짝 피어 산 전체를 분홍색으로 물들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

한쪽에서 투닥 투닥 거리는 소리가 들려 와서 보니 한전 아저씨가 까치가 며칠 걸쳐서 열심히 지은 집을 그도 또한 열심히 부수고 있었다

찬바람이 쌩쌩 불고 산이 온통 누렇게 갈잎으로 덮혀있는 그때부터 시작된 것 같으며 매일 뒷산 그 옆 운동기구에서 몸을 풀며 그것을 볼수 있다

나뭇가지를 물고 날라 와서 전봇대에 집을 짓고 있는 까치를 늘 볼 수 있었고 까치집이 거의 완성되는 것을 볼 때쯤 되면 어김없이 찾아 와서 나무가지로 만든 잘 지어진 집을 마구 흔들어서 전봇대 밑으로 떨어 트리는 것이다
옆에서 운동하면서 상관없는 나는 그저 구경할 수 밖에 . .

일주일도 정도 지나면 또 그런 것이 계속 반복되고 있으니 매번 보는 것도 민망하고 답답하기만 하다
구경만 하다가 까치와 인간의 인내력 싸움일진대 둘 중에 누가 이기나 보자 하는 호기심도 생긴다
물론 인간이 이기기는 하겠지만 . . ㅎㅎ

부순 나뭇가지는 전봇대 밑부분에 떨어져 즐비한 데도 그것을 거들떠 보지 않고 까치는 새로운 나무에 올라 가서 작은 가지를 입에 물어 흔들어 보고 도막내서 물어 와 전봇대 위에 부리로 꼼꼼하게 짓고 있는 것을 줄곳 보아 왔다

시간을 꽤 걸려서 지어 놓으면 잠깐 사이에 와서 부숴 버리고 가는데 까치 부부(?)가 서로 상의하여 이제 장소를 다른 곳으로 옮기면 안될까 하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까치끼리 서로 합의를 해야 하는데 그게 잘 되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그 자리가 그렇게 좋단 말인가 ?
전봇대 위 한가운데 전기 애자가 설치 되어있는 위험한 곳을 꼭 그 자리만 고집하고 있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조금 있으면 봄이 올텐데 봄나절을 그렇게 허비하고 말텐가 ?

그러는 가운데 산 오르는 길가에 누리끼리하며 갈색으로 수북히 쌓인 낙옆 아래에 초록빛 새싹이 돋아 나기 시작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제 겨울 바람 추위에 떨지 않아도 되는구나 하였는데 금새 돌 틈에 둥그런 노란 민들레 꽃을 볼수 있었고 낙엽 사이를 뚫고 하얀색, 보랏빛 제비꽃이 예쁘게 핀것도 보이면서 순식간에 노랑 개나리, 분홍 진달래, 하얀 매화가 피더니 벚꽃이 흐드러지고 산에 푸른 빛이 들기 시작한다

이제 4월로 접어들어 완연한 봄 기운이 느껴지고 있는데 어제도 그곳으로 가면서 까치가 열심히 집을 짓고 조금 있으면 한전 아저씨가 또 부쉬러 찾아 오겠지 하고 전봇대 위를 바라 보는데 . .
아니 ! 그 전봇대 위에 물어다 놓은 잔가지가 조금 밖에 보이지 않는다
지금 쯤은 많이 지었어야 할 때인데 . .

그러고 보니 전봇대 바로 옆 나무 위에 벌써 상당히 지은 까치집이 보이면서 그 나무 가지 위에 까치가 앉아 있었다

한전 아저씨가 드디어 승리했나 보다 생각 되면서, 푸른 새 세상으로 자꾸 변하고 있으므로 하루 빨리 새 생명을 피우는데 더 늦기 않기 위해 이사하자며 부부가 깨닫고 합의하였나 보다 라고 생각 되었다

울음으로 의사 표시하는 까치 부부가 서로 의사 소통하며 어떻게 이사하는 것을 결정하였는지 자연의 신비로움은 아직 이해할 수 없다

파란 작은 움이 돋아 나는 나무 위에 밑에서는 고슴도치처럼 엉성하게 보이지만, 알낳고 새끼를 키우기 위하여 잔가지를 물어다가 부리로 이곳 저곳에 끼워 맞추며 정성들여 보금자리를 만드는 모습을 볼수 있었다
까가가악 깟 -  노래 부르면서 . .

오늘은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데 봄날은 그렇게 지나 가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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