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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수생각

깨달러 간 친구(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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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074회 작성일 21-03-06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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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건너 봄오듯이

앞강에 살어름은 언제나 풀릴꺼나
짐 실은 배가 저만큼 새벽안개 헤쳐왔네
연분홍 꽃다발 한 아름 안고서
물 건너 우련한 빛을 우련한 빛을
강마을에 내리누나
앞강에 살어름은 언제나 풀릴꺼나
짐 실은 배가 저만큼 새벽안개 헤쳐왔네

오늘도 강물 따라 뗏목처럼 흐를꺼나
새소리 바람소리 물 흐르듯 나부끼네
내 마음 어둔 곳에 나의 봄 풀어 놓아
화사한 그리움 말 없이 그리움
말 없이 말 없이 흐르는구나
오늘도 강물 따라 뗏목처럼 흐를꺼나
새소리 바람소리 물 흐르듯 나부끼네

ㅡ 송길자시 임긍수곡 ㅡ

* 이 노래는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간절기에 잘 어울립니다. 성악 동호인들이 가장 애창하는 곡가운데 하나이지요.

조수미의 노래로 처음 들었을 때 그리움이 한꺼번에 되살아나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했습니다. 또 이 노래를 들으면 오래전 덕유산 토굴에 살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신 중봉에서 두철을 살았는데 오분여 나가면 절벽 아래 강이 흐르고 강건너 작은 마을이 보이는 깊은 산중이었습니다.
많은 수행자들이 깨달음을 얻기위해 한적한 수행처를 찾는데 나역시 깨달음을 경험하기 위해 사람 왕래가 없는 산속에 들어갔지요.
처음에는 불편한 환경을 이겨내며 수행이 되는듯 했지만 갈수록 마음은 들뜨고 망상으로 가득찼습니다.
특히 외로움이 힘들었는데 그래서 자주 절벽너머 마을을 보러 가곤 했습니다. 마을을 보면 크게 위안이 되었지요.

그렇게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지만 산중은 여전히 겨울이었습니다.
사월이 되어도 변한 건 없고 매서운 추위가 계속되었지요. 어느날부터 비가 계속 내려 마을을 보러 갈 수 없게 되자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습니다.
입정하면 한 두시간은 거뜬히 정진했지만 마음이 흔들리자 혼침과 권태가 밀려와 삽십분도 채 힘들었지요.
어느날 새벽녘 비가 그치자 서둘어 절벽으로 나갔습니다.
동틀 무럽이라 마을은 붉게 물들었고 안개사이로 강물이 누렇게 출렁였습니다.
앞산에는 철쭉이 만발하고... 그림같은 풍광이 연출되고 있었지요.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이었습니다.
불현듯 그리움이 밀려왔습니다.
그리움은 눈빛으로 온다는 말처럼 수많은 눈빛들이 내게 다가왔지요.
그 자리에 앉아 엉엉 울었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울고나니 모든게 다 씻겨나가는듯 했지요.
불안도 욕망도 그리웅도 다...

돌이켜 보면 그날의 일들이 내 삶의 가장 멋진 추억이 아니였나 생각합니다.
후렴부의 고조된 바이올린 선율이 그때 기억을 되살려 줍니다.

오늘도 나우엔 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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