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 출신 > 광수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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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늑대 출신
퇴직 후에도 함께 일했던 고향이 고창인 친구가 '이리' 출신인 나를 보고 '늑대', '늑대 출신'이라고 놀린다
이솝 우화를 많이 봐서 '이리'하면 늑대가 먼저 떠오르는가보다 하고 그저 우스개 소리로 넘겼다

이리역, 이리시청, 이리경찰서 . .
이리국민학교, 이리중학교, 이리고등학교, 이리 . . 등등
'이리 ~' 란 단어는 젊었던 한때의 우리들 기억 속에 살아 있는 친숙한 단어들이다

원래는 솜리였고 어릴때만 해도 동네 어른들은 '솜리장에 간다'고 했었다

찾아 보니,
옛날에는 솜리, 솜니, 솝리 등으로 불렸는데, 이는 널따란 평야에서 구릉이 져서 멀리서 보면 속(솝)으로 들어간 마을이라는 뜻이며, 만경강을 낀 만경평야 내 작은 촌락, 솜리 즉 안쪽마을로1900년대 초까지 그렇게 불렸다고 한다

일제가 만경 - 김제평야에서 수탈한 쌀의 수송을 위해 호남선을 부설하고 역을 세울 때 그곳 지명인 솜리를 한자말로 바꾸다 보니 이리(裡 속 리, 里마을 리)가 되었으며 호남선과 전라선이 교차하여 철도 교통의 중심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익산군은 1413년부터 존재하고 있었는데 그 안에 이리역이 들어서고 새로운 중심지로 '익산면' ->1931년 '익산읍'-> '이리읍'으로 되면서
해방 후 1947년 익산군에서 독립하여 이리시가 되었는데 . .
그 뒤로 우리는 그곳으로 학교를 다니며 골목 골목들이 추억에 새겨지는 곳으로 되었지만 . .

1995년 익산군과 다시 통합할 때 이름을 익산시로 정하면서 '이리시'라는 이름은 이제 사라지고 없어져 버렸다

차라리 '솜리시'라고 하지 . .

한편 同名異物로서 '이리'는 순 우리말이었는데 요즘에는 '이리'라는 말을 잘 안 쓰고 일본에서 온 말 늑견(勒犬) 곧 늑개 -> 늑대, 이제 거의 다 '늑대'라고 부른단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동화책 등에서는 늑대보다 '이리'가 더 많이 사용됐었는데 그마저 언제부턴가 슬그머니 사라지더니, 이제 '늑대시'라고도 부를 수도 있는 '이리시' 마저 사라져 없어지고 . .
늑대 공고 . . 으흐흐 . .